본문 바로가기

잡학

잠에 관한 오해

글 / 피상순 (산재의료관리원 인천중앙병원 신경정신과 전문의) 
술 한 잔 마시면 깊은 숙면을 할 수 있다?

잠은 급속 안구 운동여부에 따라 REM 수면과 Non-REM 수면으로 되어 있다. Non-REM 수면은 수면의 깊이에 따라 1단계 수면에서 4단계 수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1단계에서 4단계까지 non-REM 수면이 끝나면 REM 수면이 이어진다. 이런 순환이 하루 밤에 5차례 반복된다. 1,2단계 수면은 얕은 잠을, 3,4단계 수면은 깊은 잠을 말한다. REM 수면 시에는 안구가 급속도로 움직여지며 이 때 80%에서 꿈을 꾼다. 그런데 술은 깊은 단계의 수면인 3단계 수면이나 4단계 수면을 줄이기 때문에 자고 나도 피곤하다. 또한 술이 분해되면서 반동현상으로 잠이 깨게 되어 술을 마시고 자면 보통 새벽에 일찍 깬다. 더구나 잠을 자기 위한 지속적인 음주는 간질환, 위장질환, 장 질환, 당뇨 및 알코올 중독 등과 같은 심각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술은 절대로 수면제의 대용이 될 수가 없다.



수면제는 중독되니 먹어서는 안 된다?

약물의 남용도 문제지만 무조건 기피하는 것도 문제이다. 요즘에는 중독이나 습관의 위험이 상당히 개선된 여러 가지 수면제가 나와 있다. 종류에 따라 수면을 잘 유도하는 것, 수면을 잘 유지 하는 것이 있고, 수면에서 깨어난 후의 각성 상태와 의존성 등이 다르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여 약을 처방 받는 것이 좋다. 수면제를 3~4주 이상 연속으로 사용하면 의존성이 생기므로 유의해야 하며 소량에서 출발하여 간헐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약을 중단할 때에는 용량을 서서히 줄여 나가야 하므로 전문의의 조언에 따르는 것이 좋다. 최근 멜라토닌의 경우 불면증에 특효약처럼 알고 있지만 사실은 시차 문제나 교대 근무자에게만 효과가 있을 뿐 모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며 다른 약처럼 소량에서 출발하여 서서히 증량시키며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의사의 처방에 따른 수면제의 적절한 사용은 불면증의 고통을 줄이고 치료에 도움이 된다. 나아가 잠을 못 자서 유발될 수 있는 정신증 같은 큰 병을 미리 예방할 수도 있다.



하루에 8시간은 자야 한다?

잠이란 다음 날 활동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자면 충분하다. 한국인 평균은 7시간 자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생리적으로 지장이 없는 수면 시간은 습관이 되면 5시간 반에서 6시간 정도면 충분하며 부족한 부분은 짧은 잠으로 보충하면 된다. 활동량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3~4시간 수면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수면의 질은 단계에 따라 깊이가 있어 깊은 잠을 자게 되면 조금만 자도 피로가 풀릴 수 있고 얕은 잠을 자게 되면 아무리 오래 자도 피곤이 풀리지 않을 수 있다.
쾌면이란 오래 잔다는 의미가 아니라 깊이 잔다는 뜻이다. 잠을 많이 자는 사람은 수면의 깊이가 얕아서 질이 불량품일 때가 많다. 그러나 적게 자는 사람은 잠이 들기까지의 시간이 짧고 누우면 바로 코를 고는 깊은 수면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수면의 질이 양질이다. 아주 졸릴 때 잠깐 ‘깜빡 잠’을 자는 것도 머리를 맑게 해준다. 그러므로 잠은 짧게 자주 자는 것이 이상적이다. 꼭 필요한 잠만 자야 활용할 시간이 많아 개인에게 성공적인 삶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잠이 없어진다?

노인의 경우 밤잠은 줄어들고 깊은 잠도 줄고 자주 깨는 경향이 있다. 65세 이상이 되면 잠자는 시간이 평균 90분 정도 앞당겨진다. 저녁에 일찍 졸리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게 되며 밤잠이 충분하지 않으면 낮잠이 는다. 그러므로 결국 필요한 수면은 나이가 들어도 줄지 않는다. 노년기 불면증은 젊은 성인에 비해 신체적, 정신적 질환에 의해 이차적으로 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원인을 밝혀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시기를 놓쳐 병을 키울 수 있다.



불면증은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 없다?

불면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 될 수 있고 우울증 및 정신분열증과 같은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의사의 처방 없이 자가 치료하면 불면증을 더욱 악화 시킬 수 있다. 원인에 따른 다양하고 전문적인 치료 방법이 필요하다.



잠을 쫓는 커피ㆍ담배 그리고 찬물?

아침 기상이 힘든 이들이 일어나자마자 커피를 마시는 경우가 있다. 공복에 마시는 카페인은 위 점막을 공격하여 위장 질환을 유발시키고 대뇌를 자극하여 숙면 자체를 방해한다.
새벽 담배는 니코틴 중독의 증거이다. 니코틴은 뇌를 자극하여 아편처럼 기분을 흥분시키지만 30분이 지나면 아편효과가 떨어진다. 그러므로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담배를 찾게 된다. 니코틴은 각성 작용과 금단현상이 있어 잠자는 동안 자주 잠을 끊기게 하고 깜빡 깜빡 깨게 한다. 니코틴, 술, 카페인은 3대 잠 도둑이라 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찬물에 샤워하면 중추신경을 흥분시켜 혈관이 일시적으로 수축되었다가 확장되는 반작용이 생겨 체온이 오히려 올라가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잡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과일 · 채소 씻기  (0) 2009.07.16
에어컨의 두 얼굴  (0) 2009.07.12
전력계산과 전기기구 사용상의 주의  (0) 2009.07.12
VAN 서비스 (펌)  (0) 2009.05.16
생체리듬 회복 및 활성화와 관련된 글 (naver 지식IN)  (0) 2009.04.03